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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 국립중앙박물관, 서울

by 뚜벅이C 2023. 3. 29.

 

2023년 03월 27일

 

메소포타미아 전시를 보러 국립중앙박물관에 왔다.

 

 

전시관으로 입장.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

 

* 기간: 2022.07.22. ~ 2024.01.28.

*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화관 메소포타미아실(306호)

* 가격: 무료


국내 최초로 메소포타미아 문화유산을 보여주는 전시이며,

국립중앙박물관과 미국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공동 기획했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세계 최초로 문자를 사용하고 도시를 세우는 등 인류 문명이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그들이 남긴 쐐기문자 점토판 문서, 인장, 석판 부조 등을 보며

오늘날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3층에 메소포타미아실이 있다. 전시명은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

 

 

여기에 있는 유물들은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소장품이다.

 

 

메소포타미아는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주변 지역을 일컫는다.

지금의 이라크, 시리아, 튀르키예, 쿠웨이트, 이란 일부까지 포함하는 영역이다.

 

 

 

 1부   문화 혁신

메소포타미아 남부에서는 기원전 3500년 무렵부터 농업이 발전했고

신전이 중심이 된 도시 공동체와 권력이 생겼다.

이에 따라 교역과 거래의 내용을 기록할 쐐기문자 체계가 만들어졌고,

사람들이 사회와 관계를 맺는 방식 또한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이러한 복합 사회의 모습은 고대 서아시아 전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쐐기문자 점토판 문서와 인장이 벽면에 전시되어 있다.

 

 

채무 변제 증서와 보관함 (기원전 약 20~19세기)

빌린 돈을 갚아 채무가 없어졌음을 기록한 증서.

 

 

결투 장면을 새긴 원통형 인장 (기원전 약 2250~2150년)

젖은 점토판에 인장을 굴리면 모양이 그대로 찍혀 나온다.

보통은 결투 장면에 사자나 황소 인간이 등장하는 데 반해

여기에는 독특하게 인더스 계곡에 서식하는 물소가 등장한다.

악카드 제국과 하라파 문명(인더스 문명) 사이에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날씨를 관장하는 신과 정령 등을 새긴 원통형 인장 (기원전 약 1720~1650년)

날씨를 관장하는 두 신 사이에 새 머리를 한 정령 한 쌍을 두고,

그 위로 나무와 산양 두 마리, 날개 달린 태양을 새겨 놓았다.

 

 

중간에 영상도 있다.

왼쪽은 인장 찍는 법을 알려주는 영상이고,

오른쪽은 큐레이터가 인장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영상이다.

 

 

현악기에 달았던 황소 머리 장식 (기원전 약 2600~2350년)

황소 머리를 청동으로 정교하게 만들었고, 눈은 조개껍데기와 청금석으로 표현했다.

 

 

봉헌용 그릇 (기원전 약 2600~2350년)

인안나 여신에게 바친다는 명문을 새긴 방해석 그릇.

 

 

 

봉헌용 상 (기원전 약 2600~2350년)

봉헌자들은 신에게 존경을 표한다는 의미로 신전 안에 값비싼 상을 바쳤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정착 촌락들이 확대되면서 노동이 분업화, 전문화되었다.

생산력이 늘어나자 신전을 중심으로 물품을 거두고 분배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곧 사제 계급과 정치 계급이 통제권을 갖는 위계 사회로 나아갔음을 뜻한다.

사람들은 신전에 작은 조각상과 그릇 등을 봉헌해 신의 보호를 받고자 했다.

 

 

최초의 문자는 기원전 3400년 무렵 이라크 남부에서 발명되었다.

초기에는 주로 회계 용도로 쓰였지만 이후 의료, 역사,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사용되었다.

 

 

맥아와 보릿가루 수령 내역을 적은 장부 (기원전 약 3100~2900년)

숫자 기호와 그림 문자를 조합해 간단한 거래 내역을 작성한 것이다.

 

 

파종 축제 때 바칠 동물의 수를 적은 장부 (기원전 2043년경)

신에게 제물로 올릴 동물의 종류와 수를 기록한 장부로,

살찐 황소, 살찐 양, 최상급의 살찐 양, 양, 다 자란 염소로 구분되어 있다.

 

 

판사들의 판결문 (기원전 약 20~19세기)

쿠룹-이쉬타르라는 사람이 샤마쉬-타파이라는 사람을 고소하려 한다는 내용이다.

변호사는 존재하지 않아 당사자들이 왕이나 그 측근에게 직접 호소했다.

 

 

승계와 상속에 관한 대화를 기록한 문서 (기원전 547년경)

가장은 입양한 아이가 가문의 유산을 물려받는 것은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 점토판을 터치하면 그 점토판의 내용과 해설이 나온다.

 

 

 

수호 여신 라마의 비 (기원전 약 1307~1282년)

두 팔을 들어 위계가 더 높은 신에게 남성을 데려가는 '중재의 신'

 

 

이쉬타르 신상에 기도하는 장면을 새긴 원통형 인장 (기원전 9세기 후반~8세기 초반)

인장에 새겨진 장면을 통해 실제 신전에서 숭배가 행해졌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다.

 

 

 

 2부   예술과 정체성

개인의 정체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는 인장이다.

기원전 3000년 이후 메소포타미아 남부에서는 인물상이 많이 제작되었다.

 

 

구데아 왕의 상 (기원전 2090년경)

구데아는 도시 국가 라가쉬의 왕이다.

맞잡은 두 손과 커다란 눈이 사려깊고 경건한 성정을 나타낸다.

 

 

두상 (기원전 8세기 후반~7세기 초반)

더 큰 상을 만들기 전에 제작해 본 견본이었을 것으로 추정.

 

 

통치자의 두상 (기원전 약 2300~2000년)

메소포타미아의 인물상은 대체로 개인의 특징이 아니라

지위와 업적에 걸맞는 속성들을 조합해 표현했기 때문에

이처럼 개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초상 조각은 굉장히 드물다.

 

 

금귀걸이, 초커와 목걸이 구슬, 은핀 (기원전 약 2600~2500년)

우르의 1237호 무덤에 묻힌 68명의 여성이 착용했던 장신구.

이 무덤은 시종 74명이 묻힌 채 발견되어 '거대한 죽음의 유구'라는 별칭이 붙었다.

 

 

영상실에는 4m 높이의 미디어큐브가 있다.

메소포타미아를 상징하는 땅과 강,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인장,

일상을 빼곡하게 기록한 쐐기문자를 보여준다.

 

 

 

 3부   제국의 시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후반기에 신-앗슈르(신-아시리아) 제국과 신-바빌리(신-바빌로니아) 제국이 등장한다.

이 두 제국은 정복 전쟁과 강력한 통치력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왕성한 예술 활동으로도 큰 족적을 남겼다.

신-앗슈르 제국은 궁전을 장식한 대형 석판 부조를 통해 강성함을 드러냈고,

신-바빌리 제국은 양질의 벽돌로 만든 건축으로 그들의 명성을 높였다.

 

 

 

조공 행렬에 선 외국인 마부 (기원전 약 721~705년)

앗슈르에 조공을 바치는 외국 사절단의 모습을 표현한 큰 조각의 일부.

굉장히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다.

 

 

강가를 따라 말을 끄는 기병 (기원전 약 704~681년)

니네베에 있는 신악하에리바 왕의 '대적할 자가 없는 궁전'을 꾸몄던 부조.

앗슈르 시대 후기의 궁전 부조 특징은 풍경 요소를 빼곡히 채워 군사 원정을 묘사했다는 점이다.

 

 

사자 벽돌 패널 (기원전 약 604~562년)

이쉬타르 여신을 상징하는 사자가 표현된 벽돌 벽의 일부.

메소포타미아 건축을 통틀어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이쉬타르 문과 행렬 길을 장식했던 것이다.

 

 

 

아다드-슈마-우쯔르 왕의 명문을 새긴 벽돌 (기원전 약 1216~1187년)

닙푸르의 최고 신 엔릴을 위해 에쿠르 신전을 재건하면서 신에게 올리는 왕의 글이 쓰여 있는 벽돌.

 

 

 

나가는 길에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촉각전시물이 있다.

 

 

 

몇 천 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지금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언뜻 생각해 보면 아무런 체계도 없이 그냥 살았을 것 같은데

뭔가를 빌리고 갚고, 약을 처방받고, 누군가를 고소하고,

심지어 이런 것들을 다 기록으로 꼼꼼하게 남겨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꼭 보고 싶었던 사자 벽돌 패널도 여기에서 보게 돼 너무 좋았다.

무료 전시라 끝나기 전까지는 올 때마다 들러서 봐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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