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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 본관(겨울궁전),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by 뚜벅이C 2022. 12. 3.

 

2020년 01월 25일

 

신관 관람을 마치고 다시 궁전광장으로 나왔다.

 

 

화창한 날 오후의 겨울 궁전.

 

 

당시 왕족이 겨울 휴가를 보낸 곳이라 겨울 궁전으로 불렀다고 한다.

 

 

안쪽으로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한산한 모습이다.

이때가 정말 비수기이긴 했나 보다.

 

 


 

에르미타주(예르미타시) 박물관,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Эрмитаж, Hermitage Museum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 중 하나로, 300만여 점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공식적인 분류는 아니지만 대영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다른 두 박물관이 주로 약탈한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반면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작품들은 대부분 정당한 방법으로 수집한 것이다.

 

예술품에 관심이 많았던 예카테리나 2세는 베를린 상인으로부터 그림 225점을 구입했다.

이 작품들을 보관하기 위해 1764년 겨울 궁전 동쪽에 별관 건설을 지시했고,

1766년 완공된 건물이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시초가 되었다.

 

일반에 공개하기 전에는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이곳에서 은밀하게 미술 작품을 감상했기에 에르미타주라고 불렀다.

'에르미타주(예르미타시)'는 '은둔처'라는 의미이다.

이후 차르들도 지속적으로 예술품을 수집해 이곳에 보관했는데,

러시아 혁명 이후에는 귀족들로부터 몰수한 예술품도 모아 놓았다.

 

박물관은 겨울 궁전, 소 에르미타주, 신 에르미타주, 구 에르미타주, 에르미타주 극장

이렇게 5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선사 시대 유물부터 현대 작가의 작품까지 모두 소장하고 있으며

옛 러시아 제국의 황제가 거주했던 곳인 만큼 건물과 전시실 자체도 아름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오전에 신관에서 통합권을 구매했기 때문에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여기에는 한국어 지도가 있었다.

 

 

1층에는 선사 시대부터 고대 그리스 로마, 이집트 유물들이, 2층에는 중세 서유럽 예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3층에는 극동/중앙아시아, 이슬람 중동 문화 전시관 등이 있는데

주요 볼거리가 1층과 2층 전체에 넓게 퍼져 있어 3층까지 보고 오는 게 쉽지가 않다.

 

 

 

내부에서 맨 처음 마주한 곳은 요르단 계단.

1837년 화재로 본관이 소실된 후 유일하게 18세기 당시의 모습으로 재현된 곳이다.

 


러시아 사람들은 1월 19일 예수 세례 대축일에 네바 강에서 강물로 세례를 받는다.

강이 얼어 있어서 세례를 받으려면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이 구멍 이름이 바로 '요르단'이다.

러시아 황족들이 세례식을 치르기 위해 이 계단으로 내려와서 '요르단 계단'이라 부른다고 한다.

 

 

파빌리온 홀

샹들리에도 그렇고 방 자체도 굉장히 화려하다.

 

 

이 방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건 18세기 영국의 제임스 콕스 사가 제작한 황금 공작시계이다.

공작새와 닭, 새장 안 올빼미가 한 세트로 되어 있다.

태엽을 감아 작동시키면 올빼미가 먼저 깨어나고 공작새는 꼬리를 활짝 펴서 빙그르르 돌며 이어서 닭이 운다고 한다.

 

 

Madonna and Child, with St James the Less, St John The Baptist and Angels | 비치 디 로렌조 | 1430년경

빛 때문에 성모자 얼굴이 제대로 안 나왔다;;

 

 

Madonna and Child with St Lawrence and St Jerome and Two Angels Making Music

| 프란체스코 프란시아(프란체스코 디 마르코 라이볼리니) | 1500년

 

 

성 도미니크 St. Dominic | 산드로 보티첼리 | 1498-1505년

 

 

아기예수 경배 Adoration of the Christ Child | 필리피노 리피 | 1480년경

프라 필리포 리피의 아들인 필리피노 리피는 보티첼리의 제자였다.

 

 

The Virgin with Child and Sts Francis and Jerome | 리돌포 기를란다요 | 1510년대 초

 

 

라파엘로 회랑

1783년 예카테리나 2세의 주문으로 바티칸에 있는 라파엘로 로지아를 그대로 복제한 곳이다.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이야기 52장면이 13개의 칸에 그려져 있다.

 

 

가스파르 데 구스만의 초상 Portrait of Gaspar de Guzman, Count-Duke Olivares | 디에고 벨라스케스 | 1638년경

 


점심 Luncheon | 디에고 벨라스케스 | 1617년경

제목이 Luncheon으로 붙어 있지만 아침 먹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초상화와 정물화가 합쳐진 듯한 느낌인데 18세 때 그린 거라고 하니 입이 떡 벌어진다.

 

 

여배우 안토니아 자라테의 초상 Actress Antonia Zarate | 프란시스코 고야 | 1810-1811년경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예쁜 얼굴인데 어딘가 살짝 우울해 보이기도 한다.

 

 

루벤스 방

 


바쿠스 Bacchus | 페테르 파울 루벤스 | 1638-1640년 사이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에 해당하는 포도주의 신.

특이하게도 바쿠스를 뚱뚱한 모습으로 그렸다.

왼쪽 아이는 술을 받아 마시고 오른쪽 아이는 쉬를 하고 뒤에 있는 사티로스는 항아리째 마시고 아주 난리가 났다.

 

 

마리 드 메디치의 대관식 Coronation of Maria de Medici | 페테르 파울 루벤스 | 1622년

 

 

프란스 스니더르스 방

사실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플랑드르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게 좋아서 찍어왔다.

 

 

기사의 방

완전 무장한 기사와 말들이 있었다.

 

 

고대 회화의 역사 갤러리



큐피드와 프시케 Cupid and Psyche | 안토니오 카노바 | 1794-1799년

신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의 작품이다.

그가 조각한 큐피드와 프시케는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다른 하나는 루브르 박물관에 있다.

 

 

주피터(제우스) 홀

거대한 주피터와 고대 로마 황제의 조각상들이 모여 있는 방.

 

 

표트르 대제의 방

러시아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로 손꼽히는 표트르 대제는

급진적인 서구화 정책과 영토 확장으로 러시아를 강력한 제국으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가운데에 금으로 도금된 화려한 의자가 놓여져 있고, 벽에는 러시아 제국을 상징하는 쌍두 독수리가 새겨져 있다.

 

 

1812년 조국전쟁 갤러리

정면에 보이는 그림 속 인물은 전쟁 당시 황제였던 알렉산드르 1세이고,

좌우에는 전쟁에서 공을 세운 332명의 초상화가 빼곡하게 걸려 있다.

 

 

성 게오르기 홀

황실의 공식 행사가 열렸던 곳으로 1837년 대화재 후 1841년 복원되었다.

가운데에 대옥좌가 놓여 있다.

쌍두 독수리 몸 부분에 말을 타고 긴 창으로 용을 찔러 죽이는 성 게오르기가 보인다.

 

 

돌아온 탕자 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 | 렘브란트 | 1669년

겨울 궁전의 수많은 그림들 중에서도 특히나 유명한 작품이다.

성경에 나오는, 재산을 탕진하고 아버지에게 돌아온 아들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하만 자신의 운명을 깨닫다 Haman Recognizes His Fate | 렘브란트 | 1665년경

페르시아의 총리 하만은 포로로 잡혀 온 유대인 문지기 모르드개가 절을 하지 않자

화가 나서 모르드개와 그의 민족인 유대인들을 모두 죽이기로 마음먹고 계략을 꾸몄다.

모르드개의 사촌이었던 왕후 에스더가 이 사실을 알고는 아하수에로 왕에게 간청을 했고,

모르드개를 달아 죽이려고 세운 장대에 하만 자신이 달리게 되었다.

그림 속 하만은 죽을 것을 알고 이미 체념한 듯하다.

 

 

사과나무 아래의 성모자 The Virgin and Child Under an Apple Tree | 루카스 크라나흐 | 1530년대경

사과는 구약성경에서 원죄를 의미하지만 신약성경에서는 구원을 상징하기도 한다.

아기 예수가 양손에 쥐고 있는 빵 조각과 사과는 인간의 원죄에 대한 속죄를 상징하는 것이다.

 

 

십자가에서 내림 The Descent from the Cross | 니콜라 푸생 | 1627-1628년

 

 

세례자 성 요한, 성 엘리자베스와 함께 있는 성가족

Holy Family with St Elizabeth and St John the Baptist | 니콜라 푸생 | 1649-1653년경

 

 

큐피드. 시의 우화 Cupids. Allegory of Poetry | 프랑수아 부셰 | 1760년대

 

 

 

방이 아주 번쩍번쩍하다.

 

 

 

의복도 볼 수 있었다.

 

 

 

큼직큼직한 태피스트리.

 

 

시간은 없는데 뭐 하나라도 더 보고 싶고...

 

 

 

어느덧 6시가 다 되어서 아쉽지만 나와야 했다.

 

 

밖은 벌써 깜깜해져 있었다.

 

 

신데렐라에 나올 것처럼 생긴 마차에도 불이 켜졌다.

 


신관.

 


여행 일정이 짧아서 본관과 신관을 같은 날 둘러봤는데 내 속도로는 각각 하루씩 잡는 게 맞았을 것 같다.

사실 그렇게 했더라도 여전히 부족하게 느꼈을 듯하다.

엄청난 작품들을 이렇게 하루 종일 감상한다는 게 꿈 같기도 했고

미술관이 있는 도시로 또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 근데 왜 레오나르도 다 빈치랑 미켈란젤로 방 사진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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