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 신관(참모본부),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by 뚜벅이C 2022. 11. 18.

 

2020년 01월 25일

 

전날 아주 긴 하루를 보내고 완전히 뻗어 잠들었는데,

제대로 누워 자고 일어났더니 머리도 맑아지고 몸도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10시 반부터 입장이 가능했고 위치도 숙소 근처라 이날은 느지막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박물관 가는 길에도 동물 탈 쓴 사람들이 기웃거리고 있었다.

 

 

여기를 통과하면 궁전광장에 들어서게 된다.

 

 

이 방향으로 들어오는 경우에는 알렉산드르 원주와 겨울 궁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여러 건물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지만 워낙 넓은 공간이라 탁 트인 느낌이었다.

궁전광장은 1905년 1월 피의 일요일 사건과 1917년 10월(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났던 역사 현장이기도 하다.

 

 

알렉산드르 원주는 나폴레옹 군대에 승리한 기념으로 세워진 것이다.

프랑스 건축가 오귀스트 드 몽페랑이 설계했고 1830년부터 1834년까지 건축되었다.

높이는 47.5m, 직경은 4m, 무게는 600t에 달하고 꼭대기에는 십자가를 든 천사가 있다.

직접 보긴 힘들지만 천사의 얼굴은 황제 알렉산드르 1세의 얼굴과 닮았다고 한다.

 

 

겨울 궁전 맞은편에 있는 노란빛 건물이 우리가 신관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36m 높이의 아치 위에는 승리의 여신 니케가 보이는데, 니케는 여섯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에 올라 있다.

 

 

건물 입구에 몇몇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비수기이다 보니 줄을 서지 않고도 오픈 후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신관(참모본부), Здание Главного штаба, General Staff Building

 

겨울 궁전 맞은편에 위치한 580m 길이의 활 모양 건물로,

카를로 로시(Carlo Rossi)가 설계했으며 1819년부터 1829년까지 건축되었다.

동관은 원래 재무부와 외무부 청사였는데 현재는 에르미타주 박물관 분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와 유럽의 장식 예술 컬렉션, 19세기와 20세기 회화와 조각 작품들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그라운드 플로어를 1층으로 간주하고 씀)

 

1층에는 매표소가 있고 2층부터 4층까지 전시실이 있다.

 

 

통합 입장권은 700루블(2020년 1월 기준).

 

 

내부는 깔끔한 현대 미술관 같은 모습이었다.

 

 

한국어는 없어서 영어 안내서를 하나 챙겼다.

 

 

우리에게 익숙한 화가들의 작품은 4층에 몰려 있다.

 

 

정말 유명한 그림들이 가득한데 사람은 거의 없어서 감상하기가 너무 좋았다.

 

 

 

 

 

두 자매 The Visit (The two sisters) | 파블로 피카소 | 1902년

피카소가 그림 전체를 파란색 톤으로 그리던 청색 시대의 작품이다.

어릴 때 헤어졌던 두 자매는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데 한 사람은 수녀(왼쪽), 한 사람은 창녀(오른쪽)가 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그림들이 별도의 보안 장치 없이 걸려 있는 반면 이 그림은 유리관 속에 있다.

 

 

세 여인 Three women | 파블로 피카소 | 1908년

아프리카 조각상 같은 얼굴과 한 화면에 여러 개의 시점을 적용한 것이 피카소 그림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이다.

 

 

악기 Musical instruments | 파블로 피카소 | 1912년

 

 

붉은 방 The Dessert: Harmony in Red (The Red Room) | 앙리 마티스 | 1908년

강렬한 원색의 작품들이 여기가 마티스 구역이라고 알려주는 것 같다.

 

 

음악 Music | 앙리 마티스 | 1910년

 

 

<음악>과 <춤>은 마티스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유명하다.

크기도 가로 390cm, 세로 260cm로 상당히 큰 편이라 전시실을 이 두 작품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춤 Dance | 앙리 마티스 | 1910년

사람들이 그림 안에서 금방이라도 빙글빙글 돌 것만 같다.

 

 

구성 6 Composition VI | 바실리 칸딘스키 | 1913년

칸딘스키는 그림이 꼭 어떤 대상을 묘사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점, 선, 면, 색만으로도 그림을 아름답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910년부터 1939년까지 총 10개가 제작된 '구성' 시리즈 작품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겨울 풍경 Winter Landscape | 바실리 칸딘스키 | 1909년

전혀 황량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이다.

 

 

정원 속 여인 Jeanne-Marguerite Lecadre in the Garden | 클로드 모네 | 1866년

사촌 폴 외젠 르카드르의 부인 잔 마거리트 르카드르의 뒷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몽마르트 대로, 오후 햇살 Boulevard Montmartre Afternoon, Sunlight | 카미유 피사로 | 1897년

눈병 때문에 야외 작업이 어려워진 피사로는

호텔 방 창문을 통해 바라본 몽마르트 대로가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14점의 연작으로 그렸다.

 

 

계단 위에 서 있는 남자 Man on a Staircase | 오귀스트 르누아르 | 1876년경

계단 위에 서 있는 여인 Woman on a Staircase | 오귀스트 르누아르 | 1876년경

 

 

잔 사마리의 초상화 Portrait of the actress Jeanne Samari | 오귀스트 르누아르 | 1878년

르누아르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잔 사마리는 당시 파리에서 인기가 많은 여배우였다.

 

 

모자를 쓴 자화상 Self-Portrait in a Casquette | 폴 세잔 | 1872년경

 

 

피아노 치는 소녀 Girl at the Piano | 폴 세잔 | 1869년

 

 

생트 빅투아르 산 Mont Sainte-Victoire | 폴 세잔 | 1898년

 

 

다시 엑상프로방스로 돌아온 세잔은 생트 빅투아르산을 반복해서 그렸다.

같은 장소인데도 관찰한 시점에 따라 색감이나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트 빅투아르 산 Mont Sainte-Victoire | 폴 세잔 | 1902년경

모네가 찰나의 빛을 포착하는 것에 집중했던 반면 세잔은 여기에 조화와 균형까지 담아 "견고한 인상주의"를 추구했다.

그래서 인상주의 화가들에 비해 그림을 그리는 속도는 느려졌지만

이렇게 완성된 그림은 완벽한 구성을 갖춰 안정감이 느껴진다.

 

 

일하러 가는 아침 Morning: Going out to Work | 빈센트 반 고흐 | 1890년

구필 화랑에서 일하던 시기 고흐는 밀레의 그림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고,

이후 알프레드 상시에가 쓴 밀레의 전기를 읽고 나서는 밀레를 존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밀레를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그의 작품들을 열심히 모사하며 연구했다.

이 그림 역시 밀레의 그림을 모사한 것인데 장면은 그대로 가져오고 그림은 고흐 스타일로 그린 점이 눈에 띈다.

 

 

트라부 부인의 초상 Portrait of Madame Trabuc | 빈센트 반 고흐 | 1889년

 

 

과일을 들고 있는 여인 Woman Holding a Fruit | 폴 고갱 | 1893년

 

 

고갱은 원시와 야생을 찾아 이곳저곳 떠돌았지만

지구 반대편 섬들은 유럽인들에 의해 이미 식민지화되어 있었고 프랑스의 마을들도 점차 문명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곳이 타히티였고 그곳에서도 철저하게 원주민으로 살고자 했다.

 

특유의 밝고 강렬한 색채가 좋아서 그림에서 눈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

 

 

신성한 봄: 달콤한 꿈 Nave nave moe(Sacred Spring: Sweet Dreams) | 폴 고갱 | 1894년

 

 

 

3층에서는 왕실의 장식품, 19세기 서유럽 회화 및 조각 작품, 전 외무부 사무실을 볼 수 있었다.

 

 

 

 

 

 

지도를 보니 2층에는 20세기 이탈리아 조각 작품, 전 재무부 사무실 등이 있었는데

꼭 보고 와야겠다는 느낌은 안 들어서 그냥 건너뛰었다.

사실 4층만 봐도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신관도 좀 여유롭게 보려면 하루를 통으로 잡아야 할 것 같다.

 

 

 

본관으로 건너가기 전 카페에 들러 잠깐 쉬기로 했다.

신관은 카페도 북적거리지 않고 조용했다.

 

 

아, 근데 또 영어 메뉴가 없다.

라떼는 영어랑 거의 비슷하게 생겨서 메뉴판에 있는 걸 확인했고, 빵은 눈에 보이는 게 크루아상이라 이걸로 주문했다.

 

남은 시간 동안 본관을 관람하려면 많이 빠듯할 것 같아 다 먹고는 바로 일어났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