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6월 03일
밤새 날아온 덕분에 첫날부터 하루를 온전히 쓸 수 있게 되었다.
숙소에 짐을 맡겨두고는 곧바로 싱가폴 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싱가폴 국립박물관, National Museum of Singapore
싱가폴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으로 역사와 문화를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처음 건립된 것은 1849년이고, 원래는 '래플즈 도서관 및 박물관'이었다.
(래플즈는 싱가폴의 개척자로 알려져 있는 영국인이다)
1882년에 현재 위치인 스탬퍼드 로드의 새 건물로 이전했으며 공식적으로 문을 연 것은 1887년이다.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증축과 개축을 반복하며 확장되었는데
가장 최근인 2006년, 3년 6개월 동안의 공사를 거쳐 싱가폴에서 가장 큰 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박물관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층 역사관에서는 작은 어촌 마을에 불과했던 싱가폴이 동남아시아 최대의 무역항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2층 갤러리에서는 식민지 시절의 모습과 독립 이후의 생활상 및 다인종/다문화 융합 과정을 보여준다.
특별 기획 전시도 수시로 진행되고, 야외에서는 페스티벌이나 공연 등의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한 화면에 담지는 못했지만 중앙에 돔이 있는 좌우대칭 건물이다.
창문 위 페디먼트도 눈에 띈다.
입장권.
1층부터 관람을 시작했다.
다양한 주제의 전시관이 있지만 싱가폴 히스토리 갤러리가 사실상 박물관의 메인이다.
소박한 어촌 마을이었던 시기부터 영국과 일본의 식민지를 거쳐 현재에 이른 과정을 한번에 볼 수 있다.
19세기 영국이 들어오면서 발전하기 시작해 그 이전 시기의 유물은 별로 없다.
쑨원도 있었다.
1942년부터 1945년까지 싱가폴도 일본의 식민 지배를 겪었다.
사실 이 기간보다 훨씬 더 긴 기간 동안 영국의 식민지로 있었지만,
이때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식민 통치와는 좀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잠재적 가치를 포착해 거의 오지나 마찬가지였던 곳을 항구도시로 발전시킨 래플스는
지금도 싱가폴 곳곳에 그 이름이 남아 있고 리콴유만큼이나 중요한 인물로 인식되는 반면
일제강점기에 대해서는 대량학살과 각종 수탈을 겪었기 때문에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후
싱가폴은 국가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시했는데 그 중 하나가 공공주택 정책이었다.
이는 사회통합 정책의 일환으로, 주택개발청(HDB)에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고
주거 안정을 통해 다양한 출신의 이주민들이 하나의 정체성을 가지도록 한 것이었다.
이미지와 숫자로 보여주는 싱가폴의 발전상.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아니지만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발전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리 위 샹들리에가 반짝이면서 좌우로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2층에서는 식민지 시절과 독립 이후의 생활상 및 문화를 연도별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 Modern Colony(1925~1935): 영국의 식민지가 된 후 무역 중심지로 성장하는 과정
* Surviving Syonan(1942~1945): 일제강점기의 힘든 시간을 극복하는 과정
* Growing Up(1955~1965): 싱가폴이 국가로 성장하던 시기 서민들의 일반적인 생활 모습
* Voices of Singapore(1975-1985): 독특한 정체성이 형성된 싱가폴의 문화와 예술
당시 사람들이 입었던 옷, 먹었던 간식, TV광고나 포스터 등 일상적인 모습도 엿볼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도 전시해 놓았다.
1시간 정도로 짧게 보고 나왔다.
다소 생소한 싱가폴의 역사와 문화를 같이 볼 수 있는 곳이라 첫 방문지로 선택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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