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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폼페이(Pompeii), 이탈리아

by 뚜벅이C 2022. 9. 17.

 

2018년 03월 13일

 

이탈리아 남부 투어를 하는 날이었다.

파리에서 아침 일찍 나왔을 때 너무 무서웠던 기억이 있어서 겁이 났다.

미팅 장소까지 도보로 갈 수 있어 부담은 좀 덜한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안심이 되는 건 아니었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아침 6시 반에 나갔는데 의외로 거리에는 관광객들이 꽤 있었다.

걱정과는 달리 여기가 훨씬 안전하게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이번 투어는 투어퍼즐이라는 업체를 선택했는데

한 달 전 쯤에 예약할 때 이 가격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정말 저렴했기 때문이다.

비수기라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더니 대형버스가 거의 다 찰 정도로 많아서 좀 놀랐다.

 

3시간 반 정도를 달려 폼페이에 도착.

교외 목욕탕을 지나 포르타 마리나로 들어갔다.

 

 


 

폼페이, Pompeii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며 하루 아침에 멸망한 도시이다.

부드러운 화산재가 도시 전체를 뒤덮으면서 건축물이 무너지지 않았고,

사망 당시 사람들의 모습까지 그대로 남아 고대 로마 도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도시는 1592년 폼페이 위를 가로지르는 운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건물과 회화 작품들이 발견되며 다시 알려졌으며, 1748년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발굴이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보물 사냥꾼들이 몰려 들어 무분별하게 유적을 파헤쳤지만

1860년 주세페 피오렐리 교수에 의해 발굴 작업이 체계화되었다.

 

폼페이는 농업과 상업이 발달한 항구 도시였고, 고대 로마 사람들의 휴양지이기도 했다.

도시 곳곳에서 사치와 향락을 추구했던 흔적들을 볼 수 있으며,

원형 경기장, 목욕장, 극장 같은 거대한 석조 건물과 완벽한 하수 시설, 잘 포장된 도로 등은

2천여 년 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발굴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포룸(광장)

 

 

현재 남아 있는 기둥들만 봐도 당시 광장이 얼마나 화려한 모습이었을지 상상이 된다.

 

 

구름에 대부분 가려졌지만 저 앞에 베수비오 화산이 보인다.

 

 

포로의 곡물 창고

여덟 칸으로 나뉘어져 있고 곡물, 과일, 야채 시장으로 사용되었던 곳인데 현재는 출토품들을 보관하고 있다.

사람들과 개의 바디 캐스트가 앞쪽에 전시되어 있고 엄청나게 많은 암포라가 진열되어 있었다.

 

폼페이 사람들의 형상은 이렇게 묻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석고상이다.

사람이 화산재에 묻힌 채로 오랜 시간이 흐르면 화산재는 굳어지는 반면 사람의 육체는 썩어서 없어진다.

그러면 사람이 있었던 공간이 텅 비게 되는데

여기에 석고 반죽을 부어서 사망했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되살린 것이다.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석고상은 복제품이다.

 

코를 막고 있는 모습.

실제로 연구진이 지형과 화산을 면밀히 조사해 분석한 결과

희생자들 상당수가 용암이 아닌 유독성 화산 가스와 재에 질식해 사망했을 것이라고 한다.

 

석고상들의 동작이 너무나 생생한 데다 어린 아이까지 있어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당시 폼페이의 인구를 최대 2만 명 정도로 추정하는데,

이 중 화산 폭발로 사망한 사람은 대략 2천 명, 즉 전체 인구의 10% 정도라고 한다.

 

 

가운데는 마차가 다니는 길, 양쪽이 사람이 다니는 길이다.

마차가 다니는 길도 기울기가 있어서 비가 올 때 빗물이 잘 빠지게 되어 있다.

 

 

길거리 식당

이런 형태의 간이음식점을 비롯해 수백 개의 상점이 도시에 있었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가이드 님이 직접 가게 주인 행세(?)를 해 주셨다.

 

당시에 이미 벽돌 오븐이 있었다는 게 놀라웠다.

요즘 화덕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듯한 모습이다.

 

 

비극 시인의 집

사나운 모습의 개가 저택 입구 바닥에 모자이크 되어 있는데 개조심 표시를 이렇게 한 것이다.

 

 

포르투나 아우구스타 신전

행운과 성공의 여신 포르투나와 황제의 힘을 의미하는 아우구스타를 결합시킨 신을 모신 신전이다.

 

 

시장

둥그렇게 돌이 놓여 있는 곳에 수족관을 얹어 지금의 횟집처럼 물고기를 바로 팔았을 것이라는데

추측 중 하나일 뿐이라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목욕장

2천 년 전에 이런 시설이 있었다는 게 그저 놀랍기만 한데 사진을 제대로 못 찍어왔다.

 

 

 

반원형 극장

소리가 제일 위층까지 전달되도록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아래쪽 하얀 대리석 좌석은 상류층이 앉는 자리였다.

 

 

검투사 훈련소

저 앞에 반원형 극장이 보인다.

 

 

검투사 훈련소로 사용하기 전에는 배우들이 이곳에서 리허설을 하며 공연을 준비했다고 한다.

 

 

 

투어를 신청해서 여기까지 편하게 오고 설명도 들을 수 있어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폼페이에 오는 걸 정말 기대하고 있었고

구석구석 천천히 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이렇게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보고 가는 게 너무 아쉬웠다.

볼 게 너무너무 많은데 반의 반의 반도 못 봤다. 나중에 다시 갈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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