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9월 23일
지쇼지에서 나와 가게가 쭉 있는 거리를 따라 조금만 내려오면 바로 철학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철학의 길, 哲学の道, Philosopher's Walk
난젠지 근처부터 은각사 근처까지, 좁은 수로를 끼고 이어져 있는 약 1.8km의 길.
길 이름은 교토의 철학자 니시다 키타로가 이곳을 오가며 사색을 즐겼던 데에서 유래했다.
이전까지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가 1972년 '철학의 길'이 공식 명칭으로 정해졌다.
원래는 1890년 비와코 수로가 완성되었을 때 관리용 도로로 설치된 길이었지만
1972년 자갈길의 산책로로 조성되었고 1978년에 이르러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정비되었다.
물가 양옆으로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데
봄에는 벚꽃이 만발한 모습을,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든 모습을 볼 수 있다.
1986년 '일본의 길 100선'에 선정되었다.
오른쪽 길에 비해 왼쪽 길이 걷기에는 살짝 불편하지만
수로를 끼고 걷는 것 자체가 뭔가 운치 있는 것 같아 일부러 왼쪽으로 걸어봤다.
벚꽃이나 단풍이 한창일 때 왔으면 사람이 엄청 많았을 텐데
이때는 드문드문 다니는 정도라 정말 한적했다.
잔잔하게 계속 이어지는 초록빛 풍경.
중간중간 보이는 가게들이 참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따지고 보면 별거 없는 산책길이지만 그냥 느긋하게 동네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다만 좀 더울 뿐...🥹
요지야 카페까지는 한 10분이면 걸어올 수 있는 거리인데
천천히 걸으며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조금 더 걸려 도착했다.
요지야 카페 긴카쿠지 (지금은 폐업함😢)
정원이 잘 가꿔져 있었다.
일본 전통 가옥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라 고즈넉한 분위기가 난다.
1층 또는 2층에서 일렬로 앉아 통유리 너머로 정원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옛날 일본집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
2층으로 안내를 받았고, 주문하고 나서 잠시 후 그린티 카푸치노가 왔다.
녹차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시그니처 메뉴라 먹어봤다. 맛은 평범한 듯했다.
들어올 때만 해도 빈자리가 없었는데 5시가 넘어가니 사람들이 많이 빠졌다.
덕분에 방 안 모습과 정원의 경치를 혼자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음료가 특별히 맛있어서라기보다는,
다다미방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시간이 좋아서 다들 여기에 오는 게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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