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9월 13일
타이베이 101에서 야경을 보면 워낙 높은 곳이라 도시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날씨가 조금만 흐려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여행 중 날씨는 복불복인 데다
타이베이 101에서는 정작 타이베이 101이 있는 야경을 볼 수가 없으니 다른 곳을 찾았다. 바로 샹샨이다.
샹샨(상산), 象山, Xiangshan
날것 그대로의 타이베이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입구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은 약 30분 남짓이지만 전부 가파른 계단으로 되어 있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타이베이 101 빌딩을 기준으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MRT 샹샨 역에서 계단 입구까지 가는 길의 오른쪽으로는 고급 아파트 단지가 이어져 있다.
지하철역에서 10분 정도 걸어오면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날 수 있다.
30분 정도면 도착한다니 해 볼만한 수준이라 생각하며 호기롭게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계단이 가팔랐고 너무 습하고 더워서 얼마 가지도 못했는데 벌써 힘들었다.
문제는 쉴 수 있는 구간도 없었다는 것이다.
정상까지 그냥 쭉 이어져 있는 계단이라 뒤에서는 사람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었고
나도 헥헥거리며 계속 갈 수밖에 없었다.
정말 안 되겠다 싶을 때 좁은 계단 가장자리에서 잠깐 멈췄다가 다시 올라갔다.
그렇게 온몸이 땀범벅이 되어 전망대에 도착했다. 해가 슬슬 지고 있었다.
마침 이 날은 비도 안 오고 맑기까지 했던 날이라 해가 지는 순간의 하늘 색깔이 너무 예뻤다.
사람이 정말 많다. 맨 앞에서 사진 찍으려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비록 땀에 절어 있었지만 오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했다.
샹샨에서 내려와 다시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에도 빛나고 있는 타이베이 101.
개인적으로는 어두워진 후의 야경보다는 해질녘 노을이 한 수 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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